6월 필리핀 소식

모교회 후원으로 한국에 세미나 참석을 위해 잠시 다녀왔습니다.

주일 사역 후 짐을 꾸려 밤비행기로 출국하여 잠이 부족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의 세미나를 마치고 그 다음날 바로 귀국하여 또다시 주일사역을 감당하는, 정말 쉽지않은 여정의 훈련입니다.

몸이 많이 무리가 되었던지 세미나를 마치고 출국하기 전날부터 반갑잖은 손님이 찾아왔네요.

선교사 수 년차에 얻게 되었던 바이러스성 감염.

약 한달 간을 병상에 누워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으며 숨쉬기도 괴로울 정도로 온 몸을 끊임없이 송곳으로 찌르던 고통에

‘주님, 차라리 절 데려가 주세요!’

라고 매일밤 절규했던 그 통증이, 그 이후 매년 서너번씩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옵니다.

증상이 시작되려 하면 즉시 한 이틀 죽은듯 자리보전을 하고 푹 쉬고 나면 다소 나아졌기에, 그 이후로 옆구리가 욱신거릴만 하면 무조건 다음날은 쉬는 날이 되었었죠.

이번 한국행 끄트머리에도 비슷한 증상이긴 한데, 이번에는 옆구리가 아닌 오른쪽 넓적다리에서부터 시작되더군요. 불안한 마음으로 비타민과 피로회복제를 한주먹 들이키고 밤비행기를 타고 토요일 자정에 마닐라 공항에 도착하여 어렵게 그랩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오니 벌써 새벽 두 시.

큰 일 났습니다!!

증상이 점점 심해지더니, 급기야는 고열에 설사까지…

주일 아침 노방전도도 어린이 예배도 못 드리고, 열 한시 대예배와 성찬식만 겨우 마치고 집에 와서 죽은 듯이 누웠다가 오늘에서야 겨우 정신을 좀 차리고 밀린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증상들은 병리학 교실에서도 배웠던 기억이 없던 정말 희한한 증상들의 조합으로, 검색해 보니 Viral gastroenteritis (바이러스성 위장염)의 증상들과 거의 흡사하더군요. 하지만 거기에 다른 증상들까지 더해져 있으니, 아마도 이름모를 풍토병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미나 강사님께서 줄곧 하시던 말씀 중에 ‘체력이 영성이다’라는 말씀이 있었는데, 정말 백퍼센터 공감이 됩니다! 몸이 너무 아프니 우선 기도가 나오질 않습니다.

매일 저녁 무기한 작정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선교사가 나흘씩이나 기도회를 빠지다니… 주님께서 제게 아직도 남아 있는 스스로의 열심을 의지하는 마음이나 자기 의를 부수고 싶으셨던것 같습니다.

몸에 힘이 빠지니, 십자가가 더욱 간절해 집니다.